오픈 아키텍처 스쿨(Open Architecture School, O.A.S.)은..

지난 해 건축역사·이론·비평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6차례 개최된 연속 강의 모임은 작고 적은 공간과 청중의 규모를 초월하여 적잖은 성공과 관심을 끌었습니다. 참여자들 대부분은 이 행사의 중요성, 그와 연결된 후속 마무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사자들을 비롯, 건축계, 그리고 사회로 확대되어 논의될 이론의 소통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바, 그 터의 마련에 대한 열망을 지니고 있는 ABIM건축연구소의 김호중 소장의 결단과 제안, 그리고 해당 멤버들의 적극적 노력과 성원으로 학교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OAS는 이론 강의와 교환, 소통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지는, 관심있는 분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학교입니다. 각 영역 전문 학자들의 심도 깊은 이론의 소개와 교환, 토론과 구체적 담론의 형성을 일차적인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강자들을 비롯한 대중들의 교육, 그리고 새로이 등장하는 젊은 학자들의 발굴과 소개, 그들의 토론과 제안에도 많은 비중을 두고자 합니다. OAS는 이를 통하여 참여자들의 내적 견고, 확고한 시각과 입장의 명확한 확립에도 기여하고자 하며, 독창적이고 창의적이자 발전적인 정신세계와 철학의 토대를 마련하여 문화계 전반, 일반 사회에도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실력을 갖추어 노력하고자 합니다.

O.A.S. 교장 김미상

운영위원 이종건 (경기대 교수)
운영위원 김영철 (배재대 교수)
운영위원 박준호 (EAST4 대표)
운영위원 이상헌 (건국대 교수)
Director 김호중 (ABIM건축연구소 대표)
Staff 정상철
Staff
김주은
Staff 이병기

 

 

교장의 말

kim

안녕하십니까.
초대 OAS(Open Architecture School) 교장을 맡은 김미상입니다.

저희 OAS는 역사·이론·비평에 초점을 맞춘 학교로 출발합니다. 비록 소수이지만 뜨거운 가슴을 지닌 건축이론 관련분야의 열성파들이 학부, 혹은 대학원 수준 이상의 이론 교육과 토론, 학술적 정보소통을 통해 초교육기관적이고 초시간적이어야 할 지속적 지적 활동을 잇고 실천하고자 개교를 결정하였습니다.
이처럼 한마음이 된 가장 큰 동기는 우리나라의 건축계는 물론, 문화계 전반에 대한 깊은 현실자각이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현실자각이란 한마디로 여러 다양한 관점에서의 결핍 상태, 그로 말미암은 지난 수 십 년 간 크게 수차례 변화한 세계 건축계의 흐름 속에서의 부적응, 질적 측면에서의 미성숙과 영양실조, 정체성의 혼란 등 여러 문제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 즉 상시 의식하여 온, 세계를 향한 구태의연하고 나른하게 깨어있던 상태를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기도 하였습니다. 게다가 교육분야에 있어 건축인증 제도와 관심의 감소 등의 여파로 난외로 취급되거나 폐지되는 경향이 강한 역사분야 등은 건축문화와 정신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서 이에 대한 아카데미 외부에서의 대안, 그러나 한층 더 정통을 바라볼 필요가 필수적이라는 본능적 자각이 일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관된 통일성과 정확한 의도로써 목표를 향하여 움직일 정교한 체제의 틀 형성의 과정이나 그를 위한 특정 방식의 설정을 새삼스레 규정함 없이도 이미 많은 부분에서 준비가 갖추어져 있었고, 각 구성원은 매순간 정확하고 엄밀한 눈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질책함으로써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지하고 있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OAS를 조성하며 수렴된 의도와 방향을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우리나라 건축인들 – 특히 이론 분야 전문가들 – 이 개별적으로 축적한 잠재력을 한데 모아 가능성을 측량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낼 엔트로피의 역량을 정확히 가늠하여 잠재된 에너지를 최대한으로 발휘할 지형학적 위치와 방향의 파악과 결정이 일차적 목표가 될 것이며, 그에 따라 건축분야에 필요한 적절한 이론적 기폭제 혹은 토대를 구축하고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저는 사적으로 현재의 우리나라 건축은 어느 때보다도 다양하며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에 언급하였듯 적잖은 오류나 시행착오의 가능성이 산재해 있고, 그 위험성이 거대하지만 역사적 컨텍스트에서 본다면 긍정적인 측면에서 평가될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론의 분야는 한층 더 협소하고 층이 얕으며, 학문으로서의 연륜은 이제 시작이라고 할 만큼 일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영유하고 있는 건축문화는 사상과 이론의 측면에서 본다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속할까요? 그 판단을 위한 틀은 무엇을 채택하면 효율적일까요?
아마도 그를 위한 방법과 형식은 많이 있을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비록 구체적 분석방법이 동원된 것이 아닌 소위 서핑에 비교할 수 있는 피상적 유추에 맡긴다면, 헤겔이 주장한 정신의 발달과정에 비교하는 것이 수월한 설명을 유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서양의 건축이 수입되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문화를 덮어놓고 좆아야만 했던 개항기, 그리고 그 이후 현재까지도 일정 부분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되는 거의 무지의 단계를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아직 의식(意識 Bewußtsein)이 규정되지 않고 채워지지 않은 때문에 모든 가능성에 열려 있긴 하지만 공허하고, 한편으론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가치관의 상태, 결국 추상적 자아(ein abstraktes Ich)의 단계에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으로 치자면 아이의 단계에 속하며 의식이 규정되거나 개입하여 활동할 여지가 거의 없는 단계입니다. 일반 대중의 건축뿐만 아니라 전문가, 혹은 요즘 평단에 회자되고 있는 소위 대문자 A의 건축인조차도 지식과 식견이 부족함으로 인해 의식의 몽롱함, 다수의 판단기준에 의거한 포괄적 시각과 행위를 일삼으므로 인해 공허한 내용의 건축이 되곤 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건축 상당부분, 이론분야에서의 베끼기, 흉내내기, 무비판적 채용행위는 아직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기부터 등장한 젊은 건축인들은 이미 연배가 상당함에 이르렀고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안정적인 궤도의 건축,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식이 개입되고 인도하는 건축을 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서구의 건축을 본받을 가치가 있는 양질의 모방대상으로 함과 동시에 우리의 전통건축에도 서서히 눈을 돌려 정체성과 합리적 논리를 갖추고자 노력하였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80년대 중반기부터 강하게 불어 닥친 유학열풍은 건축이론분야에 있어 생생한 서구의 이론에 접하고 습득하는데 아주 많은 기여를 하였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사회 전반적으로 우리 자신의 전통건축에 대한 식견과 지식을 마련할 겨를도 갖지 못하고 서구의 사상에 일방적으로 흡수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마치 청소년기의 특징으로 인간이 세상에 관심을 갖고 자신을 세상 속에서 찾으려 하는 단계에 비교할 수 있는데 이것은 곧 다른 것, 낯선 것들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곤 합니다. 한국 건축계는 그 후속 행동으로 다시 자신으로 들어가기, 즉 전통 한국건축에서 자신을 찾으려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속에서 그리고 그 속에서만 스스로를 찾을 수 있음을 주장하는 헤겔의 이론, 즉 자기로부터 나옴(Das Aus-sich-Herausgehen)은 자기에게로 들어감(Das In-sich-Einkehem)이며, 가른 것 속에서 자신을 알아차리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것이 자신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객관적 시각이 마련되고 개입하기 시작하는 단초가 되긴 하지만 여기선 여러 다양한 특수자(特殊自 das Besondere)가 막연하고 공허하던, 최초의 일반성(一般性 Allgemeinheit)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채워가며, 이런 식의 교육받은 인간이 세상을 유지하는 현상이 등장합니다. 이것은 자연스레 분석적인 이론과 특정한 건축물을 위한, 그러나 강력한 이성과 합리성이 바탕이 된 셀 수도 없이 많은, 부분적인 매개를 통하여 더욱 새로운 상위의 총체성(總體性 Ganzheit)을 메꾸어 나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건축계, 이론계의 현실이 이 단계 초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건축을 비롯한 문학, 미술, 철학분야에는 시대에 따라, 그리고 세계의 흐름과도 동시적으로, 혹은 공시적으로 명멸하는 이론의 트렌드 – 예를 들어 Lévi Strauss, Derrida, Deleuze, Lacan 등… – 혹은 그에 근거하는 방법론이 존재하며 통시적이고 전반적인 통찰에는 연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곤 합니다.
말을 바꾸어 설명하면, 헤겔에게 있어 이러한 단계별 인간 정신의 모델은 정(正 Thesis), 반(反 Antithesis), 합(合 Synthesis)으로 통칭되는 변증법으로 연결되는데 제 1단계로는 규정되지 않은 비매개성(非媒介性 Umintelbarkeit), 혹은 공허하며 추상적인 일반자(一般自 Allgemeine)의 단계로 헤겔은 이것을 즉자(卽自 An sich)라고 칭하였습니다. 2단계는 처음 상태로부터 뛰쳐나오는 것을 칭합니다. 이러한 외화(外化 Eintäußrung)는 규정된 특수자들의 매개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이를 대자(對自 Für sich)의 상태로 명하고 있습니다.
다음 최고의 단계는 자(自)와 타(他)의 대립, 그런 대립/부정에 대한 대립/부정을 통해서 새로운 위치, 훨씬 더 고차원적인 ‘매개된 비매개성’ 혹은 구체적 일반자에 도달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이를 즉자대자(An-und-für-sich)라고 하는데 이것이 변증법을 가장 짧게 요약하는 ‘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die Identität der Identität und der Nicht-Identität)입니다. 최고의 상태로 말할 수 있는 이 단계는 건축에 있어 외부의 타건축, 즉 현재 우리나라에선 무엇보다도 서구의 건축문화와의 대립관계에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와 타의 구별, 가급적이면 명확한 구별과 대립으로부터 출발하여 다시 또 이런 대립을 부정하거나 대립시킴으로써, 위의 글을 다시 반복하자면, 훨씬 더 고차원적 ‘매개된 비매개성’, 또는 구체적 일반자에 도달하는 것이 우리가 처한 다음의 목표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간단계인 2단계에서의 엄밀한 작업과 노력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격고 있듯 ‘타’에 대한 명확한 지식과 이해, 판단이 부족함으로 인해 심히 왜곡되거나 굴절되는 건축현상을 바라보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시점에선 ‘타’의 건축문화는 반드시 ‘서양’만을 지칭하는 것에 합당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통 삶의 터전인 한국건축과 도시는 이미 우리의 삶과 상당부분 유리되었고, 그 양태가 변형되었고, 계속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자적 한국 건축’은 이미 찾아보기 힘들며 ‘타자화된 한국 건축’, 아마도 좋게 말해 굴절되었다고 서술할 수 있는 – 전반적 의미에서의 – 한국건축은 청년기에 속하며, 적잖은 예에서 드러나듯 애매모호한 위치를 점하기도 합니다.
OAS는 강력한 틀과 조직의 정규 교육기관, 혹은 연구기관이 아닌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집단입니다. 이러한 성격은 – 비록 전반적 혹은 부분적 논리의 적합성에서 의문이 제기될 수 있을지라도 – 헤겔식의 사유와 분석을 통하여 거론되고 있는 문제들, 그리고 굴절을 피하거나 최소화하며 즉자대자의 단계로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정리하고 밖으로 제시하는데 오히려 순풍의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철저한 지적 사유와 갈무리된 지식의 보따리는 대자의 단계로 이끌어 적어도 시야를 넓히기 시작하는 동시에 즉자대자의 단계를 준비케 하므로 OAS는 기초 연구 마련과 교육, 그리고 그의 성과에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2015년 4월 18일
OAS 교장 김미상

 

 

Open Architecture CI(Corporate Identity)

심볼마크

Open Architecture의 알파벳 “O”와 “A”를 원과 삼각형의 기하도형으로 추상화 한 후, 이 둘을 결합하여 열쇠구멍 모양을 형상화 했습니다. 열쇠구멍은 안과 밖 사이의 매개체로서의 의미를 지니며, 고립된 건축계의 내부에서 이제는 외부와 소통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오픈 아키텍처의 메시지를 상징합니다.

심볼마크는 오픈 아키텍처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대내외에 선언하는 모든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대표 상징물입니다. 심볼마크의 색상은 오픈 아키텍처의 다양한 활동에 맞게 바꾸어 사용할 수 있으며, 형태는 변경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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